김새론, 원빈 덕에 ‘국민 조카’였었는데
입력 2022. 05.19. 17:13:04

김새론

[유진모 칼럼] 영화 ‘아저씨’(이정범 감독, 2010)에서 태식(원빈)이 혈혈단신으로 목숨을 걸고 소미(김새론)를 구출한 이유는 정의 외에 또 있다. 유일하게 자신에게 따뜻했던 이웃이고, 순수한 소녀이며, 사람이기 때문이다. 태식은 어른이고, 소미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그 순수한 사람은 내일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61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이른바 ‘아저씨 신드롬’을 일으킬 때만 하더라도 원빈이 ‘국민 아저씨(보디가드)’였다면 김새론은 ‘국민 조카’였다. 우리가 보호하고 따독따독 감싸 줘야 할 대한민국 여배우의 내일이었다. 하지만 그 ‘내일’은 그리 밝지 못하다. 국민과 팬의 불쾌감만 낳았다.

운전면허 시험 만점이라고 자랑한 김새론(21)이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사건 직후 사과 한 마디 없는 데다 경찰에 대한 대처 방식에서 꼼수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18일 오전 8시께 서울 청담동의 도로를 주행하다 가드레일, 가로수, 변압기 등을 여러 차례 들이받았다.

다수의 시민이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음주 감지기 테스트를 통해 양성 반응이 나오자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려 했으나 김새론은 이를 거부하고 채혈 의사를 밝혔다. 검사 결과는 1~2주일이 걸려야 나온다.

변압기 파손으로 인근 상점 등 57곳에의 전기 공급이 끊겨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부터 문제이다. 그녀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사고 직후 각 매체에 “정확한 검사를 위해 채혈 검사를 진행했다. 2주 후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며 추후 경찰의 요청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만 짧게 언급했을 뿐 사과는 없었다.

또한 채혈 검사를 요구한 데 대해 ‘정확한 검사’를 이유로 댔다. 물론 19일 “김새론의 음주 운전으로 발생한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려 입장이 늦어졌다.”라며 사과와 해명을 했지만 만시지탄만 자아냈을 따름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표시하는 배경이다.

누가 봐도 음주 운전이 확연한데 하루 만에야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그건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았다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때 취중 범죄에 대해서는 정서상 ‘정상 참작’이 적용되던 시기가 있었다. ‘에이, 술 취하면 개가 된다던데 뭐.’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다르다. 이제 술은 특별한 날, 행사, 기분 등에 의해 차려지는 게 아니라 문화이고 생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든 행위 뒤의 책임이 중요시되고 있다. 이런 풍조 속에서 음주 운전은 살인 미수죄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현황이다. 무엇보다 연예인의 유명세와 출연료(혹은 수입)에 비례해 강도 높은 도덕성(혹은 그런 체)이 적용되는 세상이다. 아무리 김새론이 어리다고 하지만 연예 경력은 그렇지 않다.

100보 양보해서 술에 취해 판단 능력이 흐려져 평생에 한 번 있을 수 있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보아도 용서가 쉽지 않다. 골드메달리스트의 첫 번째의 뜨뜻미지근한 태도 때문이다. 해명보다 사과가 먼저였다. 김새론이 어리고, 또 겁이 나서 현명한 대응을 못 했다면 ‘어른’인 소속사가 사과부터 했어야 현명했다.

‘정확한 검사’는 물론 중요하다.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 면허 취소, 정지, 벌금 액수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법적인 문제로써 대중의 분노 정도와 상관없다. 김새론의 개인적인 사정일 따름이다. 대중은 그녀의 범죄 행위와 무책임한 그 후의 대응을 문제 삼을 뿐 벌금 액수에는 관심 없다.

그녀와 소속사의 오판은 그녀가 출연할 예정인 SBS 드라마‘'트롤리’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 관계자들에게까지 여파를 미칠 듯하다. 상은 천천히 받을수록 흥분이 배가되고, 매는 빨리 맞을수록 고통이 감소하기 마련이다.

[유진모 칼럼/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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