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강탈 논란', 중소 기획사의 한계?
입력 2023. 06.30. 10:17:56

피프티 피프티

[유진모 칼럼] SM엔터테인먼트와 보이 그룹 엑소의 첸백시와의 '사태'는 일단 잘 봉합된 듯하지만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걸 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이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누구의 잘못일까?

피프티 피프티의 소속사 어트랙트는 최근 '외부 세력'이 멤버들을 빼돌리려 한다며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를 했다. 그리고 곧바로 그 '외부 세력'이 피프티 피프티의 음반을 유통한 대형 유통사 워너뮤직코리아라고 밝히며 내용증명을 발송했음을 알렸다. 물론 워너뮤직코리아 측은 사실 무근을 주장했다.

그리고 쉴 새 없이 가장 구체적으로 흔드는 '세력'으로 바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를 프로듀싱한 안성일 디기버스 대표를 지목하며 고소했다. 더기버스 역시 중도적 태도를 지켰다며 사실무근을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발생했다. 28일 피프트 피프티의 4명의 멤버들이 법률 대리인을 고용해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

그 이유는 정산이 불분명하고, 멤버들을 너무 혹사시키는 등 상호 신뢰가 깨졌다는 것. 실제 한 멤버는 컨디션 난조를 보인 끝에 지난 5월 초 수술을 받았다.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가 계속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활동을 못 한 이유이다.

이 세상에는 절대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철로 같은 관계나 상황이 존재하는데 그중 우리가 사회적으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인식론이다. 오너 입장에서는 자기가 주는 급여에 비해 노동자가 일을 덜 하거나 못한다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동력과 능력에 비해 급여가 적다고 각각 생각하기 마련이다.

연예 기획사와 연예인 사이에도 이런 전혀 다른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 신인 입장에서는 '띄워 주기만 하라. 무엇이든 감내하겠다.'라는 자세이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일단 뜨기만 하면 이 회사도 뜰 거다.'라고 배신의 마음을 갖고 시작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런데 그런 갈등 혹은 욕심을 부추기는 세력이 꼭 존재하기 마련이다. '너는 이만큼의 값어치를 가졌기에 지금 받는 것보다 더 받아야 하는데 왜 거기 그냥 있니? 나랑 더 많이 주는 데 가자.'라고 꾀는 세력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건 어느 나라나,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다.



첸백시의 경우 SM이 구체적으로 언급했던 곳이 그런 세력인지, 실제 첸백시가 그런 세력을 만나 SM에 불만을 품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그런 가능성은 얼마든지 널려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그런데 그 세력이 하이브, JYP, YG 등 대표적인 대기업은 아닌 것이 거의 정답으로 보인다. SM이 지목한 회사는 중소기업인데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첸백시가 SM과 쉽게 '오해'를 풀고 다시 엑소로 돌아간 것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내용이다. 만약 그 세력이 존재한다면 분명히 SM보다 작은 '중소 기획사'일 것이다. 아니면 이제 첸백시도 어느 정도 성장했기에 사리 분별을 잘해서 불만을 해소한 것이든가.

그런데 그들과 피프티 피프티는 조금 다르다. 어트랙트는 SM과는 비교도 안 되는 중소 기획사이다. SM이 삼성그룹이라면 어트랙트는 가내 수공업을 하는 동네의 작은 공장 수준이다. 물론 전홍준 대표가 가요계에서 30년 넘게 음반을 제작해 온 베테랑인 데다 프로듀싱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맞지만 SM의 거대한 규모의 빈틈없는 체계는 당해 내기 힘든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어트랙트와 피프티 피프티의 주장 중 어느 쪽이 맞는지 아직은 알 수 없고,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피프티 피프티의 주장대로 상호 신뢰가 깨진 것은 맞다. 그리고 외부인지 내부인지는 모르지만 멤버들의 마음을 움직인 '무엇'은 있다. '외부 세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만큼은 맞는 듯하다.

멤버는 한 명이 2002년생, 나머지 셋이 2004년생이다. 모두 성인이기는 하지만 아직 경력과 경험이 일천하다. 사회 생활을 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만약 해 봤다고 해야 '알바' 정도일 것이다. 아이돌 그룹의 세계처럼 거대한 사회에서 일해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11월 18일 데뷔했다. 데뷔 전 어트랙트는 그들을 조련하느라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물론 음반을 만드는 데 역시 많은 돈을 쏟아 부었고, 지난 7개월 동안 들어간 모든 경비를 다 부담했다. 거기에는 로드 매니저 간식비까지 들어 있을 것이다.

멤버와 소속사 임직원과 코디네이터 등 외주 직원까지 합하변 어트랙트가 먹여 살릴 숫자가 최소한 10여 명이다. 그야말로 중소기업이기는 하지만 오너 입장에서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이제 돈이 들어오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다. 아무리 글로벌 히트 시대라고 할지다로 현재 '큐피드' 한 곡이 히트되었다.

만약 피프티 피프티가 최소한 5집 정도 낸 베테랑이라면 첸백시처럼 계약 조건 등을 따질 만하다. 피프티 피프티는 이제 7개월 된 1집 신인에다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지 서너 달이다. 아직 노를 저어야 할 때이지 뱃삯 가지고 왈가왈부할 때가 아닌 듯하다. '벌써 정산?'이라고 지적하는 누리꾼이 꽤 많은 것을 눈여겨보고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소송을 한 것으로 보아 어트랙트를 떠나겠다는 의지인 듯하다. 물론 그런 마음이야 그들이 결정하기 나름이다. 누가 뭐라고 할 수 없다. 다만 피프티 피프티는 네 명의 멤버가 만든 게 아니라 어트랙트의 기획력과 인맥 등이 만들었고, 그 능력과 경험으로 중소 기획사의 성공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이번 분쟁으로 '중소돌의 기적'은 단기간의 일회성으로 끝날 확률이 높아졌다. 분쟁이 마무리될 즈음 멤버들이 어디에 둥지를 트는지에 따라 잘잘못은 가려질 듯하다. 하지만 '중소돌'의 기적에 대한 희망은 많이 퇴색할 듯하다. 왜 피프티 피프티의 네 멤버는 어트랙트 전에 하이브, SM, JYP, YG 등이나 최소한 어트랙트보다 더 큰 기획사의 문을 두드리지 않았을까?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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