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VS.] 설현 VS 혜리 ‘ 잘생쁨 팬츠슈트’, 아이돌 걸그룹 젠더 허물기
입력 2020. 04.14. 14:15:02

AOA 설현, 걸스데이 혜리

[더셀럽 한숙인 기자] 걸그룹과 보이그룹이 여성성과 남성성으로 극단적 대조를 이루며 무대에서 일상으로까지 연장됐던 스테레오 타입으로 굳혀진 고정화된 아이돌 젠더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과거 걸그룹들은 일상에서 귀엽고 섹시한 앙증맞은 소녀 이미지를 고수하는 것이 철칙처럼 여겨졌다. 반면 보이그룹들은 무대와 일상의 구분이 없어 보이는 부담스러운 투머치 카리스마의 가면을 쓰는 것이 당연시됐다.

지금은 걸그룹과 보이그룹 모두 팬덤을 의식한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틀에 맞춘 소녀와 소년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성향을 보인다. 보이그룹들이 일상에서 여성 라인의 옷을 선택하는 것이 이제 더는 어색하지 않듯 걸그룹 역시 ‘잘생쁨(잘생김+예쁨) 패션’에 애정을 드러낸다.

걸스데이 혜리와 AOA 설현은 보이시도 아닌 매니시 팬츠슈트를 완벽하게 소화해 걸그룹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비껴갔다.

혜리는 MBC ‘진짜 사나이’(2014년)에서 “아잉” 한 마디로 예능대세가 된 데 이어 tvN ‘응답하라 1988’(2015~2016년)에서도 철없고 순수한 소녀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다. 이런 방송 속 모습으로 인해 앙증맞은 체구를 상상하게 되지만 그의 공식 프로필상 키 167cm, 몸무게 47kg로 어떤 옷이든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체격 조건을 갖췄다.

최근 그는 인스타그램에 해체주의 열풍과 함께 남녀 경계선을 모호하게 비튼 오버사이즈 팬츠슈트를 입은 OOTD(outfit of the day) 사진을 업로드 했다. 그레이 계열의 와이드 팬츠와 머스큘린 재킷에 화이트 셔츠와 베스트까지 갖춘 슈트에 화이트 운동화를 신어 힙스터 느낌을 부각했다.

지난 2019년 9월 방영된 Mnet ‘퀸덤’에서 마마무 ‘너나 해’로 무대에 오른 설현이 속한 AOA는 남자 무용수들에게 노출 의상을 입히고 자신들은 남성성의 상징으로 비즈니스 팬츠슈트를 입어 페미니즘 논쟁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설현은 가르마를 탄 포마드 헤어를 긴 머리에 적용해 팬츠슈트의 남성성에 힘을 실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린 팬츠슈트 역시 ‘너나 해’ 무대에서 보여준 여성성의 반기로서 이미지가 엿보인다.

설현은 오버피트 재킷과 세미 와이드 팬츠의 라이트 베이지 팬츠슈트를 선택해 최근 걸그룹 아이돌의 달라진 노선을 짐작케 했다. 또 킬힐이 아닌 운동화로 마무리하고 목선과 쇄골선이 드러나는 미니멀 이너웨어를 입은 후 목뒤에서 대충 틀어 올려 묶은 로우 업두헤어를 해 쿨시크 무드를 강조했다.

보이그룹이든 걸그룹이든 이제 과도하게 하나의 성에 편향된 고정된 젠더 지향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움이 대세가 됐다. 무엇보다 노출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선정성까지 힘을 잃으면서 아이돌들은 일상은 물론 무대에서도 성적 매력에 대한 강박증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더셀럽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설현 혜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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