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감독 say] ‘방법’ 조민수 ‘살풀이굿’ 백색 의상의 섬뜩한 공포
입력 2020. 03.18. 13:46:31

tvN ‘방법’ 조민수

[더셀럽 한숙인 기자] ‘방법’은 한국 전통 민속신앙인 무속을 소재로 택함으로써 비현실적으로만 그칠 수 있는 오컬트의 한계를 극복했다.

무속은 현대 자본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구시대를 상징하는 비합리적 방식이거나 숨 막히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판타지 요소로 그려졌다. 이런 이유로 2020년을 사는 현대인들이 무속을 이해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폄하적이거나 과장된 이상화 양극단으로 갈린다.

17일 종영한 tvN 월화 드라마 ‘방법’은 한국 무속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꿨다. 극 중 한국 무속뿐 아니라 전 세계 토속 신앙과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는 무당 진경(조민수)이 펼치는 굿은 극본을 맡은 연상호 감독과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에 의해 영화적 극사실주의 관점으로 그려져 시청자들에게 민간 신앙의 전통성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케 했다.

‘방법’의 의상을 총괄한 아이엠 홍수희 대표는 진경이 극 중에서 하는 세 번의 굿에 현대적 재해석을 거치되 무속에서 이어온 전통의상의 토대를 지킴으로써 대중들이 무속에 깊은 관심을 끌게 하는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의문사한 중진일보 김주환 부장(최병모) 시신을 앞에 두고 벌인 사자굿과 함께 지난 16일 11회에서 진종현(성동일)이 악마로 각성하는 계기가 되는 과정이 설명되는 부분에서 시선을 압도하는 진경의 살풀이굿이 펼쳐졌다.

살풀이굿은 인간이나 물건을 해치는 독하고 모진 기운을 없애기 위해 행하는 굿이다. 살, 즉 액을 없애기 위해 추는 살풀이에서 무당은 오방색의 화려한 의상을 입지 않고 흰 치마저고리를 입는 것이 통상적이다.

진경 역시 이 장면에서 흰색 의상으로 무속의 전통을 따른다. 진경은 흰색 원삼 위에 같은 흰색 쾌자를 겹쳐 입었다. 단 쾌자의 단령과 옷고름은 검은색을 배색해 시각적 강렬함을 선사했다.

홍수희 대표는 “살풀이굿은 몸에 깃든 원혼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행해진다. 이런 이유로 실제 무속인들 역시 흰색 의상을 입는다”라며 “여기에 좀 더 극적인 효과를 검은색 흰색을 대비하는 방식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무속인으로서 등장 내내 강렬했던 진경의 이미지는 흰색 의상이 더해진 검은색 문양을 통해 극적인 효과가 배가됐다.

홍 대표는 “(살풀이굿에서의) 흰색 의상에 문양을 넣을 때 세트장의 분위기와 진경의 이미지, 모두가 고려된 설정이었다. 흰색으로 단조롭게 가기보다 검은색을 배색해 대비 효과를 주고 곤룡포의 보(補)를 적용했다”라고 일반적 살풀이굿과는 다른 섬뜩한 아우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를 세세하게 언급했다.

이뿐 아니다. 곤룡포 보는 앞판과 뒤판에 모두 적용되나 진경의 의상에는 뒤판에만 대고 소매 끝단에도 작은 보 여러 개를 배치했다. 이로써 통상적 살풀이굿과는 달리 극에서 진종현이 자신에게 씐 악귀인 이누가미의 힘을 각성하게 되는 장면의 서슬 퍼런 분위기가 설득력 있게 표현됐다.

[더셀럽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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