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 Vs 전 매니저 김 씨, 누가 승자?
입력 2023. 03.07. 15:22:14

신현준

[유진모 칼럼] 배우 신현준의 전 매니저 김모 씨가 신현준의 욕설 및 '갑질', 그리고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시작된 법정 다툼이 지난달 23일 약 2년 반 만에 마무리되었다. 신현준의 소속사 에이치제이필름은 그날 “최근 신현준 배우에 대해 명예 훼손을 한 A 씨에 대해 서부지방법원 형사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선고, 확정됐다.”라고 밝혔다.

신현준도 “앞으로 거짓 폭로로 인한 피해자가 없기를 소망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신현준의 완벽한 승리였다. 그러나 김 씨는 7일 언론에 약간 다른 뉘앙스의 자료를 돌렸다.김 씨는 신현준의 매니저로 일하던 과거에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2020년 7월 일부 매체를 통해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신현준이 욕설, 불평불만 등을 토로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의 개인 승용차 세차와 장보기 등 사적인 업무를 요구해 들어줘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도 제기했다.1심 재판부는 김 씨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2심 재판부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최종 기각됐다. 이 재판의 승자는 과연 신현준일까, 김 씨일까? 에이치제이필름의 태도에 근거해, 또한 대법원의 판결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신현준의 완승이다.

김 씨는 보도 자료에서 '매니저 교체와 욕설 문자 등 갑질 논란 관련' 항목을 통해 "항소심 및대법원은 신현준의 매니저가 수차례 교체된 것, 신현준의 로드 매니저가 5000만 원을 가지고 잠적한 사건은 본인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신현준이 그 해결을 본인에게 부당하게 강요한 사실, 신현준이 본인에게 욕설 문자들을 보낸 사실, 신현준이 본인에게 업무와 관련하여 하루에만 32차례나 동일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등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의 문자들을 보낸 사실 등의 보도 내용은 허위가 아니고 사실을 보도한 것이라 보아 허위 적시 명예훼손 혐의를 무죄라고 판시하였다."라고 알렸다.

즉 이 내용은 김 씨의 주장을 항소심 및 대법원이 인정해 준 것이라는 뜻이다. 매니저가 수차례 교체된 것은 신현준에게 책임이 있고, 5000만 원 건은 김 씨와 관련이 없으며, 욕설 문자 등도 사실이었다는 의미로 풀이하는 게 현실에 가깝다. 다만 김 씨가 이 내용들을 공공연하게 적시한 점은 신현준의 명예를 훼손한 게 맞는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 들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또한 프로포플 투약 의혹 제기 부분이 가장 관심을 끈다. 김 씨는 신현준이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폭로했고, 신현준은 그가 허위 적시로 명예훼손죄를 저질렀다며 고소한 내용이다.

김 씨는 "항소심 및 대법원은 '2010년 서울중앙지검 마약과 수사관은 압수한 진료 기록부에 의거하여 50회 이상 투약한 환자들을 상대로 치료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 중에 이에 해당하는 신현준에게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당시는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되기 전이어서 수사관은 신현준 측 요청에 따라 검찰청이 아닌 커피숍에서 본인, 신현준 등을 같이 만났다.' 등의 관련 보도는 모두 사실이라고 판단하면서 이 경우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하였다."라고 주장했다.

이 내용은 쉽게 말해 신현준의 경우 지금 같았으면 유죄일 터이지만 당시는 프로포폴이 법적으로 마약으로 분류되기 전이기에 무죄로 판명되었다는 것, 그리고 김 씨가 신현준이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주장한 것이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아니라는 것의 두 가지 팩트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것이다.

미국의 정신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 겸 사상가 중 한명인 랠프 왈도 에머슨은 '자기 신뢰'라는 저서로 유명하다. 그는 그런 만큼 '나답게 살자.'라는 사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심지어 '내가 만약 악마의 자식이라면 악마의 자식으로 살겠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그는 밖에서는 거창하게 정의를 외치지만 정작 자신의 가정 하나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떠들지 말고 집에 가서나 잘해라."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에머슨은 초월주의로도 유명하다. '현실 세계의 유한성을 부정하고, 그 배후에 감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초월 세계가 실재한다고 믿음으로써 현실 세계의 무한성을 찬미하는 사상.'이다.

남북전쟁 이후에 가장 미국적인 사상인 실용주의가 대두되어 초월주의는 사라졌지만 왈도가 그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신에 대한 신뢰를 최고의 가치관으로 삼았던 사상가였기에. 신뢰는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서도 돋보이지만 실생활에서 가장 잘 안 지켜지는 약속이기도 하다.

오히려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의심해야 돈벌이나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의식이 팽배할 정도이다. 대한민국 연예계에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계약서가 많지 않았다. 구두 계약이 팽배했다. 그만큼 체계적이지 못했다는 증거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믿음이 풍부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 두 사람 중 믿음을 저버린 사람은 누구일까?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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