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옷에 담아내는 브랜드의 탄생, “할머니의 해녀복에서 영감 얻었어요” [인터뷰]
입력 2022. 10.06. 13:00:00

'손수'의 강소라 대표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는 매력이 가득한 제주도, 하지만 유명 맛집과 예쁜 카페에 밀려 정작 제주도의 전통과 문화는 외면받고 있다.

“제주도 맛집 알아?”라고 물어보면 누구나 금방 대답이 나오겠지만 “제주도 전통 염색법 알아?” “제주도 물소중이라고 알아?”라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에 영감을 받아 옷을 제작하는 강소라 대표는 이 지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리고 제주도의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만큼 제주가 간직한 고유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손수'라는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제주도의 이야기를 옷에 담아내는 패션 브랜드 '손수'의 강소라 대표를 만나보았다.

▶한국의 수많은 지역 중 '손수'는 제주도의 자연과 오브제에 영감을 받아 옷을 만들잖아요, 제주도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가 중학교 때부터 제주도에 살았거든요. 그전에도 아버지 고향이라서 아기였을 때부터 해마다 몇 번씩은 다녀가기도 했고요. 그런데 사실 학생 때는 제주도가 얼마나 좋은지, 아름다운지 크게 못 느꼈던거 같아요. 그러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서울에서 다시 살게 되었어요. 근데 제주도가 너무 그리운거예요. 나중에는 서울에서 사는 게 아니라 수업날마다 비행기 타고 수업을 다녔을 정도로 제주가 주는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느끼게되었죠. 그때부터인 거 같아요. 제 대부분의 작가로서, 디자이너로서의 작업의 주제가 제주와 관련된 것으로 바뀐게 계기가. 제주의 돌과, 바다, 산호, 말, 해녀 이런 것들에 대해 작업을 하게 된 거죠.

▶'손수'의 정확한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내 손으로 직접’이더라고요, 정말 브랜드 이름처럼 모든 옷들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시는 건가요?

네, 저희 어머니께서 40년 이상을 의상실을 운영하셨고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천을 만지면서 컸어요. 제주도로 내려와서는 집과 어머니 의상실이 분리가 되었지만 서울에서 살 때는 집이랑 의상실이 연결되어 있었어요. 물론 제주도로 와서 어머니의 의상실이 분리 되고 나서도 저는 학교가 끝나면 어머니 의상실로 가서 어머니와 함께 늦은 저녁에야 집으로 같이 퇴근하곤 했고요. 지금도 2층이 회사이자 작업실, 3층이 살림집이에요. 이게 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관련있는가 하면 의상실이라는게 맞춤복을 하는 거거든요. 사람마다 치수를 재고 패턴을 짜서 단 1벌의 맞춤복만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산하는거죠. 그래서 저는 다른 디자인하는 친구들보다도 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하는 것에 익숙하기도 하고, 당연하기도 해서 그렇게 작업해 왔어요. 물론 요즘은 의상제작은 어머니께서 하시고 디자인과 원단 제작은 제가 하는 경우도 늘어나서 나름 분업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뭐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한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요?

▶제주 전통 해녀복에 영감을 받아 만든 '소중이라인'이 참 독특하고 예쁘더라고요, 제주 전통 해녀복의 어떤 부분에 영감을 받아 옷을 제작하게 되신 건가요? 그리고 옷을 만드실 때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할머니가 해녀 생활을 하셨어요. 그래서 사실 해녀 물품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해녀에 대해 가지고 알아보다 보니 더 옛날에는 제가 봐오던 고무옷이 아니라 물소 중이라고하는 옷을 입고 잠수를 하셨더라고요. 근데 이 해녀복이 보시면 숏팬츠에 탑느낌의 의상이라 옛날 옷이라고 하기엔 귀엽기도하고, 섹시하기도하고 옛날옷 같지가 않은 거예요. 다만 옛날식을 그대로 가지고 오면 핏이라던가, 착용감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현대식 패턴으로 변형했고요. 제가 사실 허리에서 힙으로 오는 라인이 좋은 편이 아니라 그 부분을 의상의 실루엣에서 많이 신경쓰게 되는데 그 부분이 보완될 수 있도록 했어요. 편하고, 실루엣이 보완돼서 저도 직접 즐겨 입을 수 있는 옷이 되도록 만드는 것에 집중했고 실제로 자주 착용하기도 합니다.

▶제주 천연 염색 기법인 감물 염색 기법으로도 옷을 제작하신다고 들었어요. 감물 염색이라는 게 정확하게 뭔가요?

감물염색은 한여름 햇살이 좋고, 풋감이 주렁주렁 열렸을 때 그 감을 수확해서 염색하는 기법인데요, 특히 제주도의 재래종 감나무는 씨앗이 작고 육질이 풍부해 식용으로 활용되던 육지의 감나무와는 달리 씨앗이 크고 열매는 작아서 식용자원으로는 잘 활용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마다 감나무가 있었는데 이 나무가 염색용으로는 최고였기 때문이에요. 실제 염색할 때도 보면 단감나무의 풋감하고 재래종나무의 풋감은 염색재료로서도 많은 차이가 있거든요. 아무튼 떫고 단단한 상태에 풋감을 갈아서 즙을 낸 다음 그 즙으로 원단에 염색을 하고 제주의 뜨거운 햇살에 말리면 그 햇살에 의해서 색이 점점 갈색으로 변해요. 이렇게 색을 낸 게 감물염색이죠. 그 햇살을 얼마나 받았는냐에 따라 어디서 어떻게 받았느냐에 따라 무늬도 달리나오고, 색도 달라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자연의 선물 같아요.

▶감물로 염색한 원단은 일단 원단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 감물 염색의 매력은 사실 압도적인 기능성에 있는 거 같아요. 일단 감물로 염색하면 원단이 풀을 먹인 것처럼 힘이 생기고요, 덕분에 까슬까슬 몸에 달라붙지 않는 시원한 맛이 있고, 항균 효과도 있어서 냄새도 잘 나지 않아요, 아토피 피부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요. 그리고 저는 감물염색할 때 실크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이 실크가 사실 관리도 어렵고 옷을 제작하기도 참 어려운데 감물 염색을 하게 되면 힘이 생겨서 옷을 제작하기도 쉬워지고요, 어차피 염색하면서 조몰락거려서 집에서 간단하게 세탁할수 있게 세탁하기도 아주 좋아져요. 또 진짜 가볍고 시원해서 실크감물염색옷은 입다보면 다른 건 못입죠. 다들 풍기인견이 시원하고 좋다고 하시는데 .. 저도 인견에도 염색하고 실크에도 염색하지만.. 아무래도 인견은 실크의 착용감을 못 따라오더라고요.

▶보통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세요? 제주도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다니시나요?

제주도는 조금만 나가면 산이고 조금만 나가면 바다잖아요. 그래서 특별히 나가려고 하지 않아도 사실 볼 수 있는 게 많죠. 다만 제주도를 주제로 디자인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주변을 좀 더 열심히 둘러보게 된 거 같아요.

▶제주 전통 해녀복인 소중이, 천연 감물 염색, 돌담 말고도 앞으로 또 표현해보고 싶은 제주도의 자연이나 혹은 전통이 있으실까요?

제주바다의 산호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는데 그것도 좀 더 발전시켜 보고 싶고요, 해녀에 관련한 작품들도 소중이뿐만 아니라 태왁이나 다른 소품들도 연구해서 선보이고 싶어요. 사실 한라산이라던가, 지질이라던가, 곶자왈이라던가 이런 것들도 많긴 한데 일단은 했던 것들을 좀 더 넓고 깊게 파보려고 하고 있어요.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로서 그리고 패션 브랜드의 대표로서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손수를 통해 제주의 감성이나 전통이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제주 사람뿐 아니라 육지, 그리고 세계로까지 스며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22년 손수는 유명 유튜버 그리고 패션 전문가 등과 함께 영상을 제작하는 등 한국 콘텐츠진흥원 지원 사업에 뽑혀 다양한 활동을 지원 받았다. 브랜드 '손수'와 관련된 다양한 영상과 활동은 손수 공식 홈페이지(www.sonsu.m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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