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김무열 “얻어맞는 모습보고 ‘대리만족’ 느끼셨으면” [인터뷰]
입력 2021. 09.17. 11:51:06

'보이스' 김무열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시나리오에서 막 튀어 나온 듯하다.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웃음마저 서늘하면서 소름 끼친다. 곽프로에 완벽하게 스며든 배우 김무열이다.

기자는 최근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 개봉을 앞둔 김무열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이다. 김무열은 극중 보이스피싱 본거지, 일명 콜센터의 기획실 에이스 곽프로 역을 맡았다. 곽프로는 피해자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을 무기로 피해자들을 쥐고 흔드는 무자비한 인물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보이스피싱이라는 게 규모가 커다란, 우리 사회 아주 깊숙한 곳에 넓게 퍼져있는 범죄라는 건 정확하게 인지를 못하고 있었죠. 남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보이스’ 시나리오를 읽고, 체크카드 일일 출금액을 상향하기 위해 은행 창고에 직접 가서 대면을 하고, 직원분과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그때 이때다 싶어 인터뷰를 했죠. 체크카드 1회 출금액을 제한 둔 것도 보이스피싱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고, 이 사회에서 심각하고, 밀접한 범죄라는 걸 그때 알았어요. 곽프로란 인물이 그때 저에게 조금씩 실체적으로 무시무시하게 다가왔죠.”



김무열은 웃음마저 잔혹하게 보이는 캐릭터로 완성했다. 현장에서의 합은 물론, 캐릭터의 외형 콘셉트에도 아이디어를 제안하느 열정을 보이기도.

“악역이든 어떤 역할이든 공감되고, 몰입해 자기 합리화를 해서 만들었어요. ‘보이스’에서 곽프로라는 인물은 이해가 겨우 가는 인물이었죠. 감독님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만들어놓고 거기를 향해 갔어요. 저 조차 밉고, 때려죽이고 싶은 마음을 극대화시켰고, 곽프로는 어떤 인물인가 상상력을 가미해서 만들었죠. 곽프로는 멀끔하게 입었지만 콜센터 안에서는 슬리퍼를 신고 다녀요. 전화기 너머에 이 인간들은 어떤 표정을 지으며 사기를 칠까 상상했죠. 그 공간 안에서는 누구보다 편하고, 제멋대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자신만의 왕국이기 때문에. 정장을 입었는데 아래는 전혀 맞지 않는 반바지를 입는다던지 그런 언발란스함을 표현했어요. 누군가를 사칭해서 피해자 마음을 공감하는 것처럼 속여 범죄를 저지르는 거니까. 언발란스하면서 자기중심적인 편안함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위에는 폴라티에 흰 바지를 입어 포멀하거나, 신발은 슬리퍼를 신었죠.”

극중 모습은 김무열의 전작 ‘작전’의 엘리트 증권 브로커 조민형을 연상시킨다. 곽프로의 전사가 영화에서는 자세히 설명되지 않는데 김무열은 곽프로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작전’의 캐릭터와 많이 비교하시더라고요. 뿌리가 있어요. 금융 쪽에 있던 사람이고, 거기서도 잘 나가던 펀드 매니저였죠. 사기를 치고 나서 퇴출을 당해요. 법의 심판도 받고. 그 안에서 무엇으로 돈을 벌까하다가 보이스피싱을 하게 된 캐릭터의 평행이로니 있죠. 편집된 부분도 있는데 곽프로는 추린도 그렇고, 어떤 일을 한지 불분명한 캐릭터였어요. ‘카더라’라는 썰만 있죠. 출신 배경과 과거가 불분명함이 주는 알 수 없음이 곽프로란 사람을 더 미지의 무서운 적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곽프로는 아주 잘나갔다가 밑바닥을 쳤기에 다시 기어 올라오는 인물이에요. 아주 잘나갔던 시절의 본인을 잊지 못하기 때문에 콜센터 안에서 머리를 넘기며 사람들을 무시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아이러니하게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왔던 행동들이 무의식적으로 나와요. 인물 안에서 충돌하다 보니 묘하게 비뚤어져가면서 괴물이 탄생한 거예요.”



지난 15일 개봉된 ‘보이스’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가깝고도 치명적인 범죄와 리얼범죄액션이라는 장르가 만나 장르의 통쾌함을 살리며 호평 받고 있다. 특히 김무열은 ‘보이스’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백신 영화’가 되길 바랐다.

“영화적인 재미들도 충실하게 넣어 놓은 영화에요. 단순하지만 정확한 플롯을 가지고 따라가는 주인공의 온 몸을 던지는 액션, 스피드한 전개감, 권선징악의 쾌감 등 영화적 재미도 충분히 있죠. 어려운 시국에 극장가, 한국 영화에 조금이나마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활력을 넣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제 캐릭터가 얄밉고, 때려죽이고 싶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보이스피싱을 당하셨던, 유사한 경험과 피해를 겪으신 분들이 제가 얻어맞는 걸 보면서 작게나마 대리만족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캐릭터 자체도 악역이기 때문에 모두가 절 미워하셨으면 해요. 저를 통해 대리만족 하셨으면 합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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