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본 적 없는 ‘승리호’, 최초가 주는 설렘” [인터뷰]
입력 2021. 02.26. 15:28:34
[더셀럽 전예슬 기자] 흥행 무패행진이다. 그의 선구안이 이번에도 통했다. 배우 김태리의 이야기다.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김태리는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의 글로벌한 인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며 “감독님이 오래 준비한 영화인데 큰 호응을 얻어 기쁘고 행복하다. 열심히 자축 중이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김태리는 극중 나이는 가장 젊지만 승리호의 브레인이자 전략가 장선장 역을 맡았다.

김태리의 파격변신이라 할만하다. 올백 헤어스타일에 보잉 선글라스, 그리고 복고풍 의상까지. 여타 영화 속에 등장했던 선장들의 모습들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런 면이 끌렸어요. 제 이미지와 상반되는? 쉽게 상상 가지 않는 부분이라 저에게 큰 도전이었죠. 감독님을 만나서 구상하는 세계관, 장선장의 전사와 이미지들을 구체적으로 들으니까 머릿속으로 상상 가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클리셰로 그러졌던 여전사가 아닌, 저 같은 얼굴의 사람이 영화 속에 들어가 있으면 오히려 거기서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해서 감독님을 믿고 시작했죠.”

장선장은 비상한 두뇌와 남다른 리더십으로 승리호를 이끈다. 걸크러시 이상의 매력을 뽐내기도. 그러나 장선장의 전사는 영화 중반까지 많은 부분이 생략돼 있다. 김태리는 장선장을 어떻게 연구하고 분석했을까.

“장선장은 UTS에서 엘리트로 분류돼 키워진 아이에요. 똑똑하고, 여러 군사 무기들도 개발하며 핵심적인 일을 하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부조리한 일을 겪고 밖으로 나오죠. 마치 영화 ‘1987’ 속 윤희처럼 자기만의 무리를 꾸려가요. 그리고 UTS 수장 설리반을 공격하죠. 승리호 선원들과 함께 쓰레기를 수거하며 숨어살고요. 전사가 짧게 나와서 그런 부분들이 아쉽지만 영화의 전체 흐름과 이야기의 완결, 통일성을 위해 한 거라 생각해요. 장선장에게선 다른 인물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신념이 보였어요. 다른 캐릭터들은 변해가고, 성장하는 과정이 보였다면 장선장은 처음부터 정의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졌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해갔어요.”



‘승리호’는 한국 영화 최초 우주 SF 블록버스터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할리우드의 전유물이었던 우주 SF 장르와 한국적 정서를 결합시켜 이야기를 완성해냈다. 김태리 역시 이 점에 기대감을 품었다고 한다.

“최초라는 말이 주는 설렘이 컸어요. 장선장 캐릭터에 대한 끌림이 컸죠. 어려운 지점이 보였지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단순하면서 따뜻하고, 이야기 속에서 장선장 혼자만의 힘으로 해내는 게 아닌, 모두 다 함께 해낸다는 지점이 재밌었죠. 모든 좋은 이야기는 한 아이디어로 시작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미래에 인간들이 우주의 쓰레기를 치우고, 그 쓰레기가 돈으로 처리되면서 청소부들이 돈을 벌기 위해 과격해진다는 콘셉트 자체가 재밌었죠. 본 적 없는 이야기라 강하게 끌렸어요.”

‘승리호’에는 영웅이 아닌, 평범한 노동자들이 주인공이다. 기존에 봐왔던 우주 SF 장르와는 전혀 다르다. 거대한 우주의 세계에서 한국인이 활약한다는 점이 새롭고, 매력적이게 다가온다.

“SF는 서양영화에 익숙해져있어서 그려지는 그림이 있잖아요. 하얗고, 차가우면서 진지한? 그런데 우리 영화는 정서가 굉장히 많이 녹아져있어요.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적이죠. 우주복이라고 할 수 없는, 다 떨어져 나간 거지같은 옷을 입고, 지구에서 먹을 것 같은 것들을 먹고. 작은 소품들까지 지구에서 쓸 법한 것들을 가져다 놓았죠. 한국적인 맛이 있다고 생각해요. SF 장르에 우리 정서를 녹여낸 것에 놀라웠어요. 조성희 감독님이 큰 걸음을 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만들어질 텐데 그 첫 걸음이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2015년 영화 ‘문영’으로 데뷔한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1987’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 ‘흥행 보증수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그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라고 하면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것도 있고, 전체적인 시나리오를 보는 것도 있어요. 시나리오 내에서 인물이 어떻게 움직이고, 생각하는지 논리적으로 생각하죠. 처음엔 그렇지만 제일 마지막에 선택하는 지점은 머리가 아닌 가슴인 것 같아요. 하하.”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가운데 이에 따른 실패에 대한 두려움 또는 부담감은 없을까.

“‘아가씨’를 찍고 나선 정말 부담감이 없었어요. 저는 제가 잘 못할 걸 알고 있고, 다음에 만나게 될 작품도 저만의 힘이 아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기에 부담감이 크지 않았죠. ‘리틀 포레스트’와 ‘1987’ 때도 외부압박보다 이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승리호’는 넷플릭스로 갔기 때문에 관객 수를 알 수 없지만, 그런 부담들 보단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시나리오 안에서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죠.”

‘승리호’로 SF 장르의 첫 출발선에 섰던 김태리. 그의 차기작인 ‘외계인’ 장르 역시 한국형 SF다. ‘최초’에 이어 다시 한 번 SF 장르에 도전하게 된 김태리는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며 말문을 열어갔다.

“새로운 장르가 한국 영화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 제가 두 개나 되는 작품에 출연하는 게 감개무량하고 행복해요. 진심으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이 순간, 배우를 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크죠. 기쁠 따름이에요. ‘외계인’도 나오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해요 ‘승리호’를 선택했던 것처럼 제 얼굴로 스크린 안에 존재한다면 어떤 얼굴이고, 인물일까 궁금하고 기대돼요.”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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