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자포자기 심정에서 ‘승리호’를 만났다는 건 [인터뷰]
입력 2021. 02.24. 08: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자포자기 심정에서 만난 ‘승리호’”,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 당시 ‘자포자기’라는 의미심장한 단어로 공백기 동안 느꼈던 자신의 심경을 전한 송중기. 이를 딛고 보란 듯이 날아오른 그다.

약 240억원의 대규모 제작비가 투자된 ‘텐트폴’ 영화 ‘승리호’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여름 시장을 겨냥해 극장 개봉을 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개봉 일정을 연기하다 결국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많은 이들의 관심 속 베일을 벗은 ‘승리호’는 공개 2일 만에 해외 26개국에서 1위, 80개국 이상에서 TOP10에 든 성적을 거뒀다.

“너무 좋아요. 감독님도 ‘우리 영화 얘기하는 게 맞아?’라고 하시더라고요. 팀 반응은 다 비슷해요. 기사나 인터넷 반응을 보면 피부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얘기가 맞나?’ 싶은데 해외에서 사는 친구들이나 관계들이 직접 문자를 보내면 실감나더라고요. 실제로 넷플릭스로 ‘승리호’를 보는 분들의 사진을 보내주셨어요. 확실히 많이 시청해주고 계시구나란 생각이 들어 좋은데 얼떨떨해요. 하하.”

넷플릭스 공개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한국 최초 우주 SF 블록버스터’란 점에서 큰 스크린, 풍부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극장에서 봤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공개 후 4번은 본 것 같아요. 집에서 TV로도 보고, 드라마 현장에서도 보고. 저는 온전히 다 느꼈어요.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넷플릭스 공개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극장에서 개봉했으면 어땠을까하는 반응도 있더라고요. 그러나 제 성격은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넘겨짚진 않아서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일단 저는 TV나 휴대폰으로 바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쉬움은 크게 없었죠.”



‘승리호’의 연출을 맡은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의 인연은 특별하다. 2012년 개봉한 ‘늑대소년’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8년 후 ‘승리호’로 다시 재회했다. 조성희 감독과 또 한 번 작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을까.

“감독님이 내성적이세요. 처음 만난 사람과 친해지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까 제가 편하지 않았나 싶어요. (웃음) ‘늑대소년’이라는 작품을 촬영할 때 기억이 좋게 남아있어 감독님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신인 감독, 신인 배우라 시작을 같이 한 동질감이 들어 의지를 많이 하신 것 같아요. 그런 진심들이 많이 쌓인 상태지 않았나. 그리고 제일 편한 사람이 저라서? 그래서 저한테 대본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하하. ‘늑대소년’ 때와 달랐던 점은 거의 없어요. 감독님 자체가 워낙 그대로이신 분이라 여전히 말 없고, 쑥스러워 하시고, 건강한 욕심을 가진 분이셨죠.”

‘승리호’는 조성희 감독이 ‘늑대소년’을 내놓기 전부터 준비했던 영화다. 10년의 시간이 흘러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 독보적인 세계관에 화려한 우주 액션, 그리고 현실감 넘치게 구현된 우주까지 연출적인 부분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신파’로 갈무리 됐다는 이야기의 흐름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승리호’ 제작과 촬영 전까지 수정이 많이 됐어요. 조성희 감독님이 가족 코드를 워낙 좋아하시기도 하고, 저도 그 정서가 너무 좋았죠.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다양한 작품이 나오는 건 대중문화 예술을 하는 제일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최대한 즐기는 게 맞는 것 같고요. 가족은 세상에서 최고 중요한 가치에요. 그래서 가족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죠. 조성희 감독님의 모든 영화는 가족 코드가 들어가서 끌리는 것 같아요. 배우 송중기이자 사람 송중기도 그런 코드를 중요시하기에 끌린 거죠.”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허술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가진 조종사 태호, 나이는 가장 젊지만 승리호의 브레인이자 전략가 장선장,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기관사 타이거 박, 남다른 장래 희망을 가진 잔소리꾼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까지 오합지졸 4명의 선원들이 등장한다. 이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워낙 베테랑들이잖아요. 기본적으로 가진 인성 자체도 마음이 넓은 분들이었죠. ‘마음대로 해, 다 받아줄게’라는 마음이 통한 것 같아요. 실수하는 게 있어도 메꿔 질 것 같았죠. 각자 좋은 욕심들과 밸런스가 잘 맞았던 현장이었어요. 지금도 홍보하면서 ‘넷이 너무나 친한 게 보기 좋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에 기분이 좋네요.”

앞서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한 송중기는 “촬영 당시 저의 마음과 태호의 마음이 ‘자포자기’ 상태로 정체돼 있다는 점이 비슷했다”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승리호’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혼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한 송중기에 대한 관심 또한 집중된 날이었다. 해당 발언을 던진 이유를 묻자 “다 아는 상황이니까”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설명 드리고 싶은 게 있지만 쑥스러워서 말씀을 잘 못 드리겠어요. 극복하기 보단, 제 성격 자체가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제가 느끼는 지금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드려 흘러가보자’였죠. 극복하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인위적인 극복보단,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보자란 생각이었죠.”

‘승리호’에 이어 드라마 ‘빈센조’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 앞에 다시 서게 된 송중기.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입증하며 날아오를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승리호’와 ‘빈센조’가 공교롭게 시기가 겹치게 됐어요. 즐거운 것도 있지만 드라마와 영화를 같이 인사드리다 보니 부담감도 있죠. ‘승리호’, ‘빈센조’ 둘 다 정들고, 좋아하며 즐겁게 촬영했던 프로젝트라 부담감이 두 배 이상으로 오는 것 같아요. 잘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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