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오 “‘런 온’,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작품” [인터뷰]
입력 2021. 02.19. 16:59:31
[더셀럽 김지영 기자] 드라마 ‘런 온’의 이영화는 사랑에 진지하고 솔직한 20대 청춘의 모습 그대로였다. 배우 강태오는 이영화로 분하면서 감정이 담긴 대사 한 마디를 곱씹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 발짝 성장했음을 느꼈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런 온’은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강태오는 극 중 미술 전공인 대학생 이영화로 분했으며 서단아(최수영)와 얽히면서 사랑을 피운다.

취업을 앞둔 미대생 이영화는 자신의 작품을 카페에 걸어두고 있었고, 이를 서단아가 발견해 둘의 관계가 시작됐다. 서단아가 원하는 작품을 그려주기로 약속한 이영화는 그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영화, 서단아 커플의 모습은 서로 첫눈에 반해 약간의 갈등을 겪고 커플로 발전하게 된 기선겸(임시완), 오미주(신세경)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대기업 서명그룹 대표의 딸인 서단아와 대학생인 이영화의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은 로맨스도 서단아, 이영화 커플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평균 시청률 3%대에 머문 ‘런 온’이지만, 마니아층을 잡아 작품 팬을 두텁게 형성했다. ‘런 온’의 애청자들은 사회의 불합리한 것들에 대한 시원한 일침, 타 작품에선 만날 수 없었던 주체적인 캐릭터, 진취적인 대사, 이를 한껏 살리는 배우들의 합이 주된 재미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강태오가 ‘런 온’을 선택한 이유와도 같았다. 대본 속 캐릭터들이 주고받는 대사가 ‘맛있다’고 느껴졌고,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힘든 상황에서 시청자의 마음을 녹여줄 드라마라고 판단해 출연을 결정했다. 하지만 막상 이영화의 캐릭터 잡기가 쉽진 않았다.

“이영화는 서단아, 기선겸, 서태웅(최재현)과 있을 때 다 제각각 분위기가 다르다. 이영화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을 많이 했다. 말랑말랑하고 강아지 같은 느낌도 있지만 거친 면도 있는 것 같았다. 어느 한 뼈대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저도 가족, 친구, 회사 사람과 있을 때 다 다르고 다양한 모습이 나온다. 그러니 이영화도 복합적이고 다양한 모습이 담긴 캐릭터로 잡고 감독님과 조율하면서 준비했다.”

‘런 온’의 가장 관건은 캐릭터들의 주고받는 대사다. 한치의 틈새도 없이 주고받는 대사로 보는 이들을 집중시키고 예상을 벗어나는 대사로 재미를 높인다. 강태오는 배우들끼리의 호흡을 위해 촬영 전부터 친분을 쌓았다고 밝혔다.

“촬영 전부터 친목을 다져 촬영하는 동안 놀러간 기분으로 현장에 있었다. 함께하다보니 배울 점을 많이 느꼈다. 임시완 씨는 보면 볼수록 노력을 많이 하고 완성형 배우라고 느꼈다. 어느 한 장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 완성도 높이기 위해 탐구하는 모습을 봐왔다. 신세경 씨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을 갖고 있다. 따뜻하고 늘 현장에서 밥은 먹었는지, 뭘 먹었는지 따뜻한 말을 건네준다. 최수영 씨한테도 고마운게 많고 작품에 대한 해석 능력이 좋다. 조언도 많이 해주고.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기 배역 뿐만 아니라 상대배역까지 사랑해 주는 진정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수영 누나한테 배운 점이 많다.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고맙다.”



이영화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아낌이 없다. 서단아에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좋아한다고 눈물을 흘린다. 말을 할 때는 돌려 말하는 법이 없고 의미심장하게 던져 서단아의 마음을 요동케 했다. 또한 자신과 그림에 모진 말을 할 때는 과감한 행동으로 서단아에게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다. 강태오는 그림을 두고 서단아와 이야기를 하다 홧김에 그림을 망치는 이영화의 모습에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사랑을 기반으로 한 행동이지만 이영화는 자신의 그림에 애착도 있다. 그런데 서단아가 그 그림을 모욕한 것이지 않나. 대표님을 위한 마음을 담은 그림이었는데 그림으로 하여금 화가 나서 내지르는 말을 했을 때 영화가 처음으로 멋있다고 느꼈다. 그냥 그림이 아닌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정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감정과 마음을 건드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가 돌변하지 않았나 싶다. 멋있다고 생각한다.”

서단아와 이영화의 관계가 안정될 때쯤 또 다시 위기를 맞는다. 서단아의 부친인 서명필(이황의) 회장이 숨을 거둔 것. 신분을 뛰어넘고 사랑에 취해 있던 서단아는 서명필 회장의 사망으로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이영화와 헤어짐을 택한다. 이별 역시 담담하고 군더더기 없다.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던 이들은 미술관에서, 이영화의 그림 앞, 작품 속 서단아의 모습으로 재회한다.

“사실 작가님에게 8부쯤 촬영할 때 새드나 열린 결말이 될 것이라고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결론은 열린 결말이지만 해피하게 끝이 나지 않나. 이건 더 좋다. 엔딩을 단정지어 버리면 끝이지만 열린 결말이 되면 그 뒤의 내용은 보는 사람들이 상상하게 되고 여운이 오래가기 때문에 기억속에 오래 간직하실 것 같다. 그게 좋은 것 같다. 생각하시는 최고의 엔딩을 상상한다는 게 보시는 사람들의 만족시킬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저는 너무 좋다.”



2013년 단막극 ‘수사부반장’으로 데뷔한 강태오는 어느덧 8년차 배우가 됐다. 매 작품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2019년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는 악역 차율무로, 이번 작품에서는 연하남의 매력이 돋보이는 모습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올해 방영 예정인 드라마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필모그래피의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닌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저도 제가 안 해봤던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하다. 그런 부분에서 도전 정신이 있다. 작품을 읽을 때는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것, 한 번 더 율무 같은 빌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연기를 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서 영화 캐릭터가 튀었다면 정적이고 조용하고 그런 인물도 해보고 싶다. 나중에 나이 들어서 느와르 같은 멋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안 해본 것 많이 해보고 싶다.”

데뷔 이후 드라마 12편, 영화 2편 등에 출연한 강태오는 지난 날을 돌아보며 “이렇게 시간이 빨리간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극 중 기선겸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것처럼 7년 동안 달리기만 한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 많은 것을 배운 만큼 또 앞으로 더 나아가고 발전하며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런 온’을 통해 자신을 돌이켜보게 된 것 같다. 연기를 할 때 무엇이 부족하고 탐구해야 하는지 알았다. ‘런 온’은 이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된 작품이었다. 열심히 달려왔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20대 후반이 되면서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시간이라는 게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시간이 안 간다고 생각하면 안 가고 벌써 7년이 흘렀다는 걸 보면 시간이 빠른 것 같고 허무하기도 하다. 그러면서 이 하루하루 세월을 소중히 여기는 배우가 되고 싶고 어느 한 작품이 들어오든 후회되지 않고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후회하지 않는. 앞으로도 쭉 나아갈 예정이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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