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선, ‘사풀인풀’ 강시월을 연기하며 배웠던 것들 [인터뷰]
입력 2020. 04.02. 16:13:11
[더셀럽 전예슬 기자] 이태선은 색채가 뚜렷한 배우다. 그래서 매 작품마다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채워가고 있다.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역할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그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극본 배유미, 연출 한준서, 이하 ‘사풀인풀’)의 강시월 역으로 열연한 이태선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풀인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사람들의 인생재활극으로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 드라마다. 이태선은 강시월 역으로 처음부터 캐스팅돼 있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처음에는 정보가 없었어요. 시놉시스 말고는요. 언제 캐릭터가 달라질지 몰랐으니까 불안했던 것 같아요. 대본이 나와야지 어떤 캐릭터인지 물어볼 텐데 그런 사전정보가 없어서 불안했죠. 촬영을 시작하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주변 배우들,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셨어요. 이질감없이 잘 끝낼 수 있었죠.”



사실 이태선은 강시월 역뿐만 아니라 김진엽이 맡았던 백림 역에도 물망에 올랐다. 전 작품에서 보여줬던 밝고 쾌활한 이미지 때문이라고. 강력한 어필 끝에 강시월 역할을 맡게 된 그다.

“처음에는 백림과 강시월 둘 다 봤어요. 전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이 활달하고 쾌활해서 감독님께서도 백림 역할을 생각하고 계셨대요. 미팅에서 거친 느낌의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어필했어요. 저에게 그런 모습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실제로 저를 보시고는 강시월 역을 주셨죠.”

고아에 소년원 출신인 강시월은 환경에 의해 나쁘게 자랐다.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반말을 내뱉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또 강시월은 학폭의 주범인 문해랑(조우리)의 친오빠이면서 뺑소니 등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다. 거친 인생을 살아온 강시월을 이태선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을까.

“어른들에게 반말하고 거친 인물인데 밉게 보이면 안 되잖아요. 초반 이미지가 밉상이거나 버릇없어 보이면 안 될 것 같았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청아와 있을 때나 다른 인물을 만날 때 허점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잘 모르는데 아는 척 하는 것도 있고. 핫팩을 줄 때도 엉성하게 주는 느낌을 같이 가져가려했죠. 밉지 않게 보여야 갱생하고 사건이 풀릴 때 역할이 살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또 살면서 학폭이나 뺑소니 등 그런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짝사랑하는 사람은 동생과 관련되어 있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그 속에 어떤 걸 먼저 선택해야할까 등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간접경험이나 그런 것들을 대입시켰던 것 같아요. 제안에서 힘들었던 것, 혼란스러웠던 것들을 확장하거나 축소하고, 사용하면서 캐릭터에 입혔죠.”

2016년 SBS 드라마 ‘딴따라’ 데뷔 후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에 처음으로 참여한 이태선. 그는 표현하기 쉽지 않았던 캐릭터의 외적, 그리고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성장’을 이뤄냈다.



“전 작품보다 긴장을 덜하게 됐어요.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세트장에서 원투쓰리 촬영 방식을 경험하고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부딪히면서 유연해진 것 같아요. 참을성도 길렀죠. 시월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저를 많이 돌아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게 ‘착한사람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당당하지 못하게 행동할 때도 있었죠. 시월이를 보면서 당당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포장하지 않고 진실 되게 행동해야겠구나를 느꼈어요. 그런 게 나아진 것 같아요. 용기가 생긴 거죠. 그래서 연기가 좋은 것 같아요. 연기할 때는 저를 써야하는 거니까 저를 많이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내 안에 없는 걸 끌어낼 순 없으니까. 그런 것들을 이태선으로서 공부하고 채워 넣게 돼요. 인간적으로도 발전하게 됐죠.”

어느덧 데뷔 5년차인 이태선.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그는 장만월(이지은)의 동료이자 가족보다 애틋한 인물 연우로 변신해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연우 앓이’라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 드라마뿐만 아니라 ‘RUN’ ‘핸섬타이거즈’ 등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전방위적으로 활약상을 펼쳤다. 앞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줄 모습이 무궁무진한 그는 어떤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을까.

“항상 짝사랑만 해서 달달한 로맨스를 해보고 싶어요. 특정직업을 가진 전문적인 캐릭터도 해보고 싶죠. 전문직하면 형사? 사건들을 파헤쳐 보고 싶어요. (웃음) 또 브로맨스도 해보고 싶어요. 남자들끼리 끈끈한 것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태선은 롤모델이 류승범이라고 밝혔다. 독보적이면서 대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한 그다. 그러면서 10년 후에도 즐겁게 일을 즐기면서 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는 청사진을 함께 그렸다.

“10년 뒤에 연기를 하고 있다면 그때는 더 여유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10년, 20년 연기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연을 맡고 대단한 작품에 참여하기보다는 계속 이 일을 재밌게, 즐기면서 했으면 해요. 또 한 일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하죠. 직업 특성상 연기자는 비교나 평가를 당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것들을 내려놔야하는 것 같아요. 비교하고 평가하면 저만 힘들고 그러니깐.”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나무액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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