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석, 가장 큰 수확이자 터닝 포인트가 된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인터뷰]
입력 2020. 03.30. 16:27:04
[더셀럽 전예슬 기자]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은 공부가 됐어요. 기존에 연기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했죠. 티가 안 날지 모르겠지만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달라졌어요. 그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해요.”

도진우 그 자체를 연기한 배우 오민석. 그는 ‘불륜 재벌남’이라는 다소 정형화된 캐릭터를 입체감이 있게 그려냈다. 그래서일까. ‘국민 욕받이’란 공식을 깨고 모두의 응원을 받는 역할로 만든 그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극본 배유미, 연출 한준서)에서 도진우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오민석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사람들의 인생재활극으로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 드라마다.

오민석은 금수저 유전자를 타고난 대기업 대표이자 김설아(조윤희)의 남편 도진우 역을 맡아 연기했다. 지난 2015년 방송된 KBS2 ‘부탁해요, 엄마’를 통해 한 차례 주말드라마에 출연했던 바. “KBS 주말극이라 망설였다”던 그는 왜 이 작품 출연을 결심하게 됐을까.



“처음엔 같은 방송국의 주말드라마라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였어요. 감독님도 너무 좋으시고 회사에서도 하는 게 괜찮을 거 같다고 하셔서 하게 됐죠. 결과와 과정이 어떻게 됐건 저는 되게 좋았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연기적으로 많은 공부가 됐거든요. 기존과 차이를 느낀 분도 있고, 안 느낀 분도 계시지만 기존 연기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했어요. 티가 안 날지 모르지만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달라졌죠. 그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해요.”

주말드라마하면 힘이 들어간, 틀에 박혀있는 패턴화 된 연기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특히 오민석이 맡은 도진우 역할은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 문해랑(조우리)과 한 차례 불륜을 저질러 ‘국민 욕받이’가 될 수 있었던 캐릭터다. 오민석은 도진우를 어떻게 해석하고 다가가려 했을까.

“저는 딱히 규정짓지 않으려고 해요. 환경에 따라 바뀌는 거지 거기에 따른 연기 규제는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주말에는 ‘원투쓰리’라는 녹화가 있고 다른 촬영 방식이 있어요. 콘티가 있으니까 약속들이 확실히 정해져 있죠. 연기라는 베이스는 같기 때문에 큰 규정을 짓고 연기하진 않았어요. 글이 쓰이는 게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거죠. 본질적으로 다르진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기할 때 카메라 앞에서 되게 편했어요. 쓸 대 없는 긴장도 들지 않았고 제가 집중하고 싶을 때 집중도 잘 됐죠. 뭘 놓치고 있는지도 하면서 중간에 알 수 있었어요. 여유가 생겼다고 볼 수 있죠.”

불륜을 저지른 인물이었지만 이를 반성하고 남다른 순애보를 보여줬던 도진우는 결국 김설아와 재결합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김설아는 당초 문태랑(윤박)과 러브라인을 그렸으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결말이었던 것. 이러한 스토리로 끝맺음 됐을 걸 알았냐는 질문에 오민석은 “시청자 의견 때문인가,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문을 이어갔다.

“작가님과 이야기를 안 해봐서 함부로 이야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마지막 대본 받기 전까진 몰랐어요. 열린 결말로 가거나 주인공들이 홀로 서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 ‘설아와 다시 붙이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의아하기도 했지만 저는 결말에 만족해요. 제 와이프를 찾아왔으니까요. 하하. 한편으로 불륜남인데 이래도 되는 건지 생각도 들었어요. 떳떳하진 못하잖아요. 기분은 좋지만 죄가 있으니 그런 걸 용서 받을만한 것인지, 이래도 되는 건지 하는 의문은 항상 있는 거죠.”



도진우는 교통사고 이후, 캐릭터 톤 변화를 겪는다. 불륜 행위를 반성하고 김설아를 향한 순애보 사랑은 로맨틱하면서도 능청스러운 매력을 보여줬다. 변화를 겪는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뒤따르는 고민은 없었을까.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을 거란 건 예상하고 있었어요. 식물인간 상태에서 일어난 후 욕을 먹을 건 기정사실화 됐죠. 그래서 욕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일찌감치 없앴어요. 기왕 욕을 먹을 거면 확실하게 해서 보여주자는 생각을 했죠. 주말극이나 일일극을 할 때 유념해두는 것 중 하나는 캐릭터에 제안을 두지 않는 거예요. 이래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캐릭터는 위험한 생각이에요. 주말극이나 일일극은 캐릭터가 있더라도 극이 흘러가면서 굉장히 많이 바뀌어요. 거부감이 들면 표현을 할 수 없는 거죠. 캐릭터는 자기 스스로 규정지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캐릭터라는 자체의 굴레를 벗어나 신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전에는 이랬는데 지금은 이렇지?’라고 하면 한도 끝도 없는 거죠. 그렇게 하다 보면 구렁에 빠지게 돼요. 자기 캐릭터도 싫어하게 되고요. 내 스스로 규정짓지 말고 신에 대해 집중하면 캐릭터는 나중에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시시각각 변하고 신에만 집중했죠. 규정지어 표현했다면 캐릭터의 힘은 잃었을 거예요.”

오민석은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의 도진우 역으로 2019 KBS 연기대상 장편드라마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는 수상에 대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고 한다.

“의아했어요. 윤박과 함께 후보에 올랐는데 저는 10회 동안 병실에 누워있는 장면이었거든요. 그런데 박이는 열심히 하고 있고. 상을 받을 거라곤 예상도 전혀 못했어요. 시상식도 처음엔 촬영 때문에 가지 않으려고 했었거든요. 상을 받아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했어요. 그래서 마냥 좋아할 순 없었죠.”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오민석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준 작품이라고 한다. 오민석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내 자신이 ‘변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사풀인풀’은 저에게 의외의 반응이 온 작품이에요. 제일 공부가 많이 된 작품이죠. 저의 연기를 오랫동안 봐왔던 분들도 못 느낄 수 있지만 저는 변화된 걸 느꼈던 작품이거든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내 자신이 ‘변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죠. 저에게 너무 소중한 작품 중 하나예요.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죠.”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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