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탕준상의 소신, 바른 사람이자 배우가 되기까지 [인터뷰]
입력 2020. 03.03. 16:05:41
[더셀럽 전예슬 기자] 5중대원의 막내 금은동. 그를 연기한 탕준상 역시 현실에선 막내미가 돋보이는 10대 소년이었다. 하지만 연기를 향한 꿈과 생각은 그 누구보다 성숙했고 큰 의지를 가졌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경청’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그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더셀럽 사옥에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극본 박지은, 연출 이정효) 종영 후 인터뷰를 진행한 탕준상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현빈)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북한군인 금은동으로 분한 탕준상은 양경원(표치수 역), 이신영(박광범 역), 유수빈(김주먹 역)과 함께 ‘북한군인 F4’로 불렸다. 또한 정만복 역의 김영민과 남한적응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 종영이 실감나요. 긴 시간 동안 5중대 형들과 매일 만나 촬영했어요. 가족보다 더 가족같이 사이가 돈독해졌죠. 이렇게 매일 만나던 분들과 일주일 안 만났다고 외로워진 느낌이라 아쉬워요. 긴 시간 동안 촬영을 했는데 그 촬영 기간이 짧게 느껴져요.”

첫 방송 6.1%로 시작한 ‘사랑의 불시착’은 마지막회 21.7%이라는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종영했다. 시청률은 물론, 높은 화제성,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기에 주변 반응도 달라졌음을 느꼈을 터.



“촬영 중 밥을 먹으러 가면 다들 알아봐주셨어요. SNS 팔로워 수도 방송 시작 전과 후가 다르더라고요. 하하. 500명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12만 명이 됐어요. 그걸 보면서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도 보면 국내분들도 있지만 해외분들도 있었어요. 모든 게 신기했어요.”

2003년생인 탕준상은 올해 나이 18세다. 그는 2010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했으며 드라마 출연은 ‘사랑의 불시착’이 처음이다. 뮤지컬이 아닌 방송 매체에 첫 발을 들인 그는 이번 역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헤어는 북한군이니까 짧게 잘랐어요. 남한에 와서는 머리카락을 자르지 못해 자연스럽게 기른 것으로 가자고 했죠. 첫 촬영 때는 감을 못 잡았어요.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어 어려웠죠. 다른 형들은 각자 캐릭터에 옷을 입고 이미 녹아있더라고요. 그러면서 형들이 은동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연기를 하니까 그 속에서 저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이렇게 만들어 가야지’가 아닌, 표치수, 김주먹 등의 시선으로 은동이를 대해주셔서 연기를 할 수 있었죠. 방영 후에는 시청자들이 바라봐주는 은동이가 있었기에 지금의 금은동이 있을 수 있었어요.”

7살,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게 된 탕준상. 연기자가 꿈이었냐는 질문에 “어린 시절부터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라고 말문을 이어갔다.

“7살 때라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춤, 노래하는 사람 신청하세요’라는 광고를 보고 제가 좋아했대요. 그래서 어머니가 신청했는데 그쪽에서 연락이 왔고 오디션을 봤어요. 그게 ‘빌리 엘리어트’죠. 이를 시작으로 배우님들의 추천, 꾸준히 오디션에 참여하면서 뮤지컬 작품을 하게 됐어요. 춤이나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했을 뿐 연기를 하겠다고 분석하고 그런 건 전혀 몰랐어요. 어릴 때라. 뮤지컬에는 아역들이 많이 나와요. 그래서 연기를 하러 가는 게 아닌 또래 친구들, 형 누나들과 놀러 간다는 마음으로 공연장에 갔죠. 또 연출하는 분이 웃어라 하면 웃고, 걸어가라 하면 걸어가고. 그런 식으로 단순하게 했어요. 무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관객들이 좋아해주셨죠. 그때까지만 해도 일,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때는 꿈이 많았었거든요. 경찰, 축구 선수 등. 어머니가 ‘네가 지금 하는 게 배우라는 건데 배우가 되면 경찰도 될 수 있고, 축구 선수도 될 수 있어’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배우가 하고 싶어졌어요.”

무대 연기와 매체 연기는 ‘연기’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여러 차이점이 있다. 관객의 유무, 그리고 실시간 반응을 느낄 수 있냐, 없냐 등이다. 무대 연기에서 매체 연기로 발을 디딜 때 뒤따르는 고충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오빠 생각’을 할 때는 합창단 내용이라 어린이들이 많이 나왔어요. 뮤지컬과 영화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연기를 했기 때문이죠. 다음 ‘7년의 밤’에서는 영화의 소재나 내용이 무겁기 때문에 분위기조차 무거웠어요. 그 상황에서 감정신들도 많았고 제가 수행해야하는 역할들이 있었죠. 무대 연기는 객석이 3층까지 있기 때문에 거기 앉은 관객들이 볼 수 있게 연기를 크게, 크게 했어요. 영화는 카메라에만 담기면 되니까 섬세한 감정 연기가 필요했어요. 제가 그때는 익숙하지 않고 어색해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 습관을 바꾸는 게 어려웠어요. 뮤지컬은 충분한 연습 시간이 있는데 영화는 저 혼자 해야 하는 일이니까.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연기로 보여줘야 하니까. 그래서 그때 힘들어했어요. 어머니께서는 ‘힘들고 하기 싫으면 다른 일 해도 돼’라고 하셨죠. 그러니까 오히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배우의 꿈을 계속 가지게 됐어요. 부모님 강요로 시작한 게 아니니까. 그리고 다음 영화를 이어서 하게 되고, 대선배님들과 만나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엄청난 배움과 도움을 얻게 됐어요. 선배님의 연기를 눈앞에서 보고 함께 한다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거잖아요. 값진 경험인 거죠. 지금 또한 배워나가고 있어요.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하고 싶습니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탕준상의 연기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우로서 ‘배움’의 영역을 끝없이 확장해나가고 싶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커’ 영화를 인상 깊게 봤어요. 세 번 이상 봤죠. (웃음) 호아킨 피닉스가 몸을 희생하면서까지 혼신의 연기를 보여줬잖아요. 그래서 미치광이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보여줬던 것과 완전 다른 모습으로요.”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무궁무진하다. 탕준상은 10년 후, 20년 후 등 자신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직업이잖아요. 저의 바람은 ‘바른 사람 탕준상’이란 수식어를 가지고 싶어요. 배우여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죽을 때까지 사건사고 일으키지 않고 항상 착하고 바른 사람이고 싶죠.”

탕준상은 이제훈과 함께 3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촬영을 앞두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금은동과는 또 다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청년 역할이에요. 제훈 형과 함께 3월 촬영에 들어가요. 장애를 앓는 역할인데 함부로 표현하면 안 되잖아요. 신중하게 연기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어요. 아마 은동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일 거예요. 열심히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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