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엘리트 허위를 벗기는 엘리트, 낭만닥터 김사부2·스토브리그
입력 2020. 02.26. 13:22:31

SBS ‘스토브리그’ 남궁민, ‘낭만닥터 김사부2’ 한석규

[더셀럽 한숙인 기자] 뉴스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다. 드라마가 팩션으로 팩트에 픽션을 더해 현실적인 설득력을 부여하려 애쓰려하는 반면 뉴스를 타고 흘러나오는 사건들은 부정할 수 없는 극사실주의로 픽션의 잔혹함을 넘어선다.

신망 받는 초 엘리트 군단인 정치인들의 비릿한 싸움도 모자라 이제는 재벌가들의 마약류 남용까지 사회 지배계층의 이해 가능한 우월의식을 넘어서는 비합법적인 일련의 뉴스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보다 더 대중을 지치게 한다.

대중은 그들이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특권층이라서가 아닌 보편적 다수가 신망하는 사회 엘리트 지도층이라는 데 실망하고 분노한다. 희망 없는 엘리트 계층을 미디어를 통해 늘 접해야 하는 대중은 드라마 속 이상화 된 인물을 통해 위로 받는다.

SBS ‘스토브리그’ ‘낭만닥터 김사부2’는 위선으로 얼룩진 엘리트주의를 비웃는 소명의식이 강한 엘리트들의 반격을 다룸으로써 전 국민의 지지와 호응을 이끌었다.

‘스토브리그’는 팬덤이 강한 만큼 역효과도 큰 야구를 소재로 했음에도 5.5%로 시작해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을 이어가다 16회에서 19.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시즌제 드라마가 시즌1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고정관념을 깨며 시청률 27.1%로 시즌1의 최고 시청률 27.6%와 비견할만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전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복수심과 영웅심만으로 권력의 정점에 있는 자들을 무너뜨리려했다면 ‘스토브리그’와 ‘낭만닥터 김사부2’는 엘리트와 엘리트 간의 대립과 연대라는 전해 다른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토브리그’는 고액 연봉자인 프로페셔널 스포츠팀 단장 백승수(남궁민)와 탁월한 경영능력을 입증해온 전략가지만 일인자가 될 수 없다는 열패감에 사로잡힌 로열패밀리 권경민(오정세)의 대립을, ‘낭만닥터 김사부2’는 국내 유일의 트리플 보드 외과의 부용주 김사부(한석규)와 ‘의사의 격’을 명분으로 자신의 견해에 반하는 이들은 가차 없이 뭉개버리는 박민국(김주헌)의 대립을 다뤘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2’ 김주헌 한석규/ ‘스토브리그’ 남궁민, 오정세
백승수와 김사부는 상대가 가진 권력을 분리해 권력자로서 개인과 존재 가치로서 개인을 구분함으로써 어설픈 권석징악 영웅서사시 속 주인공들과는 다른 이성적인 틀에서 출발한다.

권경민과 박민국은 각각 경영자와 의사로서 인정받을 만한 역량을 가졌음에도 권력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절하 함은 물론 성장의 한계점을 긋는 인물이다.

백승수와 김사부는 권력에 중독돼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권경민과 박민국에 질타를 가할 뿐 상대를 무너뜨려 할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스토브리그’와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연대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다음을 기약했다. 이로써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영웅은 상대를 굴복하게 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응원하되 각자의 위치에서 견제의 긴장감을 놓지 않는 선의의 경쟁자로 남기는 것임을 설파했다.

백승수와 김사부는 신념으로 인해 자폭하는 영웅과 달리 상황에 맞게 신념을 조율하고 변형함으로써 2020년에 걸맞은 소통을 통해 진보하는 영웅의 현명함을 보여줬다.

IT기업이 팀 인수 조건으로 내건 퇴임 조건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드림즈를 떠난 백승수는 늘 그렇듯 새로운 팀을 맡게 될 것임을 암시하면서 최종회가 끝났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백승수를 새로운 팀에 소개해준 인물이 권경민이다.

김사부는 치졸한 자신의 민낯을 감추기 위해 돌담병원을 떠나려는 박민국에게 공조를 요청한다. 박민국은 자신이 돌담병원에 남는 조건으로 광역 외상센터 유치를 제안하고 이를 위해 ‘정치질’을 해야 한다며 역으로 김사부를 설득한다. 김사부는 이를 흔쾌하게 받아들이며 시즌3를 암시했다.

‘스토브리그’와 ‘낭만닥터 김사부2’는 ‘정의는 살아있다’라는 뻔한 메시지를 던지는데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만 쫓는 사회 지도층 엘리트들에 실망한 대중들에게 여전히 정의를 좇는 엘리트들이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그럼에도 현실은 이런 작은 희망을 뭉게버린다. 코로나19로 시끄러운 현 상황은 어느 덧 정치판의 대립으로 변질돼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승기를 잡으려는 흠집 내기 전쟁터로 탈바꿈 했다. 이처럼 지리멸렬한 현실에 작은 숨통이나마 트이게 해준 허구의 영웅을 이제 드라마 종영으로 방송에서조차 볼 수 없게 돼 막막할 따름이다.

[더셀럽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BS ‘스토브리그’ ‘낭만닥터 김사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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