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VIEW]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제대로 한 방 날린 박나래표 '19금개그'
입력 2019. 10.23. 16:06:07
[더셀럽 김희서 기자] 코믹한 분장과 신박한 몸 개그가 익숙한 박나래는 어느새 그의 이름 석자만으로도 확실한 장르가 됐다. 그런 그가 이런 과장된 설정 없이 없이 오로지 마이크 하나만 들고 오른 무대에서 또 다른 장르를 개척했다.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박나래는 스탠드업 코미디 쇼에 도전했다. 아직까지 한국 예능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되는 스탠드업 코미디 쇼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유명 개그맨인 박나래가 선택한 19금 스탠드업 코미디 쇼는 꽤 괜찮은 성과를 이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쇼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2시간 30분여간 진행된 서울 공연을 60분으로 압축된 '청소년 관람불가' 방송이다. 앞서 지난 5월 서울에서 첫 공연이 열린 뒤 입소문을 탄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전국투어마다 매진기록을 세웠다. 이후 10월 6일 마지막 서울 앵콜 공연으로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박나래만의 거침없는 입담과 능글맞은 연기력은 관객들을 야릇한 분위기로 유도하는데 적합했다. 19금과 연애를 코미디로 승화한 박나래는 지루하지 않게 상세한 묘사와 맛깔나는 연기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전례 없었던 여자 개그맨의 19금 코미디 쇼는 신선한 충격과 여성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박나래만의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했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박나래의 연애 경험담을 소재로 진행됐다. 박나래는 "세상의 남자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나랑 잔 남자, 앞으로 잘 남자"라고 과감히 연애관을 밝히며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일화에서는 비보이 오빠와 스킨쉽 시도, 원나잇 경험, 8살 연하와의 연애, 선비같은 남자와 연애, 학창시절 친구들과 나눈 19금 이야기 등 박나래는 거침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친한 언니, 아는 언니가 들려주는 농도짙은 연애담으로 가볍게 들을 수 있지만 하나의 코미디 콘텐츠로 자리잡기에는 다소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박나래 석자만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공연이 끝난 뒤에는 특별히 인상깊게 떠오르는 지점이 없는 허무함을 안겼다.

일부 관람객들은 '19금 코미디 쇼인데 수위가 기대 이하다' '비슷한 이야기의 반복이 지루하다' '박나래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등 혹평도 따랐다. 순전히 자신의 19금 연애 경험담만 떠든 수다스러운 느낌의 공연같은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자연스럽게 또다른 스탠드 업 코미디쇼 유병재의 ‘블랙코미디’를 연상케했다.

유병재의 ‘블랙코미디’ 경우 처음부터 공연의 개념을 관객들에게 확실히 인지시켜준 후 정확한 주제성과 목적성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유병재는 깊지 않은 선에서 사회의 이슈부터 사회의 부조리함, 자신을 향한 비난에 맞선 반박 그리고 삶에 대한 가벼운 소신까지 말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맺음이 관객들에게 정확한 개그 지점을 선사하며 동시에 웃음을 유발했다.

반면에 박나래의 이야기는 개인적인 성적 취향 혹은 누군가는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는 성적 농담을 개요없이 던지며 관객들에게 개그 지점을 짚어주기는 커녕 오히려 의아해하는 반응을 제공했다.

그럼에도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 많은 여성관객들이 열광하고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여자 개그맨의 ‘19금 개그‘라는 점이 공감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개그 소재에 있어 성 고정 관념을 뒤바꾼 주역에는 박나래가 있다.

여자 개그맨들이 19금 농담을 개그 소재로 삼고 대중 앞에 선 지는 불과 몇 년이 안됐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들은 대부분 자신의 19금 경험담을 자랑하듯 거침없이 드러내고 그런 소재를 아무렇지 않게 농담거리로 삼는다. 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그런 19금 이야기에 있어 소극적인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서 박나래는 여자도 남자를 19금 소재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당당하게 언급한다. 그의 거침없는 발언에 ‘혹시 방송 은퇴하냐’라는 말까지 들을정도로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털어놓는 박나래의 개방적인 19금 이야기는 여성 관객들로 하여금 신선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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