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윤형 ‘형형색색’展, 코리아니즘으로 완성된 53년 패션사 [SFW 2020 SS]
입력 2019. 10.15. 17:39:55
[더셀럽 한숙인 기자] 서울패션위크 2020 SS가 설윤형 ‘형형색색’ 전시 리셉션으로 시작됐다.

지난 14일 오후 7시 리셉션을 통해 공개된 ‘형형색색’ 展은 디자이너로 53년의 시간 동안 구축해온 ‘코리아니즘’의 역사가 집대성돼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디자이너 설윤형은 한국 트래디셔널이 박물관 소장용쯤으로 여겨지던 시절부터 현대 의상과 전통의 접목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둘레길에 전시된 의상은 설윤형 53년 아카이브가 ‘코리아니즘’으로 불리는 이유를 시각적으로 입증했다.

설윤형의 의상은 마치 오브제를 보는 듯 정교하고 극적이다. 그러나 옷이 배열된 둘레길을 전시공간이 아닌 거리라고 상상한 순간, 작품으로 대하던 관객의 시선은 소비자 관점으로 자연스럽게 전이된다.

설윤형의 의상은 이렇듯 근엄하면서도 친화적이다. 디자이너 설윤형을 대표하는 상징은 조각보이다. 그러나 조각보는 설윤형에게 극히 일부다. 설윤형의 코리아니즘은 한국 트래디셔널을 이루는 요소 각각을 의상으로 만들어 낸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이 켜켜이 쌓여 이뤄졌다.

10월 15일부터 11월 7일까지 전시되는 설윤형 ‘형형색색’ 展은 꿈꾸다, 수놓다, 덧대다, 엮다, 잇다, 그리다, 누리다 등 총 7기지 테마를 동사로 구분하고 각각의 동사는 각기 다른 한국적 기법과 소재로 전개된다.

‘베갯모로 디자인한 꿈’이라는 부제가 달린 ‘꿈꾸다’는 베갯모를 모티브로 한 ‘손으로 디자인한 꿈’의 패션이다. 베갯모를 겹겹이 입체적으로 패치워크한 시리즈의 의상은 조형적 미학으로 시선을 잡아끈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 수로 이뤄진 ‘수놓다’는 비단실로 촘촘하게 모란을 수놓은 드레스, 튜브톱, 재킷 등이 한 폭의 병풍처럼 전개된다.

‘색동실로 피어난 꽃’이라는 부제가 달린 ‘덧대다’는 색동실로 짠 머플러 숄 등으로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색동실로 짜 완성된 조선시대 상모는 색동실의 무한한 확장을 보여줘 감탄을 자아낸다.

‘엮다’는 잘게 찢은 닥종이, 시폰 레이스 등을 엮어서 완성한 ‘엮음의 속의 어울림’, 엮음의 소재를 확장한 ‘와이어로 엮은 조각보’, 땋음과 엮음으로 만들어낸 ‘양단 테이프로 땋은 꾸뛰르’ 등 3가지 각기 다른 소재와 기법으로 구성된다.

‘잇다’는 조각보를 두르거나 걸치거나 감아 비치웨어로 재해석한 현대적 감성의 ‘로맨틱 조각보’, 대칭적 구조와 색채를 적용한 배자의 ‘사각 조각보의 곡선미’로 구성된다. ‘그리다’는 매란국죽의 문인화와는 다른 자유롭고 창의적인 민화로 그린 드레스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예술성으로서 설윤형의 의상에 담긴 가치를 보여준다.

설윤형의 코리아니즘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일월오봉도 컬렉션은 ‘누리다’를 이루는 작품이자 전시의 첫 작품으로 제시된다.

15일부터 19일까지 총 5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서울패션위크 2020 SS’의 서두를 열고 대미를 장식하게 될 설윤형 ‘형형색색’展은 2019년 K패션의 근간으로서 한국 디자이너의 패션史를 보여줌으로써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자긍심과 함께 책임의 무게를 지워준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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