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곽경택X김태훈 감독이 전할 묵직한 울림 [종합]
입력 2019. 09.18. 17:28:14
[더셀럽 전예슬 기자] 104분. 짧은 러닝타임이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메시지만큼은 강하고 묵직하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용산 CGV에서는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 김태훈)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곽경택‧김태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명민, 김성철, 김인권, 곽시양, 장지건, 이재욱, 이호정 등이 참석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한국전쟁 중 기울어진 전세를 단숨에 뒤집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의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장사상륙작전은 경북 영덕군 장사리 해변에서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며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펼쳐진 기밀작전이다. 작전에 참여한 대부분의 인원은 2주간의 짧은 훈련기간을 거친 평균나이 17세, 772명의 어린 학생들이었다.

곽경택 감독은 “반공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요즘 찬반론을 둘러싼 정세를 보면 저희 아버지 생각이 난다. 우리 힘으로 독립을 못했고 우리 민족끼리 대란이 일어난 것이 아닌, 강대국들의 이데올로기적인 전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민족끼리 서로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말이 정확하다. 아버지가 말씀하신 정서, 강대국들의 꼭두각시가 됐다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과거의 불행을 기억하지 못하면 앞으로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영화를 설명했다.



공동연출을 맡은 김태훈 감독도 “처음 출발할 때 돌이켜 보면 반공, 반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안을 둔 것이 아니다. 역사 속에 가려진 사건을 끄집어 내 재조명하고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잊지 않게 해보자는 출발이었다”라고 밝혔다.

김명민은 유격대의 리더 이명준 대위로 분한다. 이명준 대위는 772명의 학도병들과 함께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다. 실존인물을 연기하는데 있어 부담감이 있었다는 그는 “실존인물이지만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처음엔 막막했다. 인물의 성격, 사진조차 본 적이 없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대본을 통해 상상했다. 평균나이 17세, 2주 훈련만 한 학도병을 데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전쟁에 나가는 리더의 심정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라고 말했다.

김명민은 “아이들을 더 살려내 돌아와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장사리에 합류한다. 저도 죽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죗값을 치를 수 있을 거라 감독님께 말씀드렸는데 공교롭게 살았다. 군인의 신분도 아닌, 학생들을 데리고 나가 많은 사상자를 냈지 않나. 사형을 구형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 대위님이 아이들의 군번줄을 찾았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아이들을 한 명이라도 더 살려 데리고 가야겠다는 심정으로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타 전쟁영화에 비해 10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다. 이에 대해 곽 감독은 “저희 스태프들과 동료들에게 제가 했던 이야기는 ‘절대로 큰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학도병들이 작전을 했고 희생을 했다. 희생이 더 크기 전에 반격을 했고 몇 명이 살아 돌아온 이야기다. 영웅의 이야기,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했다”라며 “작은 영화지만 단단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터널전투, 퇴각 장면에서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더 심어냈어야 하는데 드라마적인 부분을 드러냈다. 여러 사람을 조명해야하는 이야기다 보니 드라마적인 집중도가 떨어지는 거 같아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건 과감하게 편집했다”라고 설명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제목이 나타내듯, 인천상륙작전 뒤에 가려진 장사상륙작전, 기밀에 부쳐진 탓에 기억하는 이가 드문 그날을 조명한다. 김명민은 “출연하는 저희도 장사상륙작전에 대해 아는 바가 많이 없었다. 어떤 작전이고 상황이며 어떻게 희생됐고에 중점을 두고 연구했다”라며 “출연하는 학도병들조차 20대 중후반이다. 그 당시 실전에 투입됐던 분들은 만 17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영화는 정신없이 돌아간다. 저희 영화는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촬영기법이 없다. 아이들의 얼굴을 좇아가면서 그 안에 내재되어있는 감정, 사연 등에 중점을 뒀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곽경택 감독은 772명의 학도병들의 희생에 숭고한 뜻을 전했다. 곽 감독은 “이 영화에 참가여부를 두고 갈등이 남은 상태서 장사리 유격 동지회의 여든여섯 살이 되신 회장님을 뵌 적 있다. ‘어떻게 우리를 (장사상륙작전에) 보냈을지 기억도 안난다’라고 저에게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젊은 시절의 사진을 봤다. 이렇게 멋지고 젊은 청년이 이제는 할아버지가 됐고 할아버지가 되지 못한 채 희생당한 분들이 많을 거란 생각에 힘들어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이 작품을 통해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오는 25일 개봉된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더셀럽DB,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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