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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퍼즐] 새해 새 프로그램들, “첫 단추 잘 끼우셨나요?”

2019. 01.07. 10:48:26

[더셀럽 윤상길 칼럼] ‘시작이 반’이고(아리스토텔레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성공한다.”라고 했다. 새해 첫 주 방송가를 특별히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송사는 모두 새해 첫 방송 오프닝 멘트에서 “희망을 담아 새해를 힘차게 연다.”라고 밝혔다. 이 다짐은 항상 새해 처음 방송되는 새 프로그램을 통해 구체화 된다. 2019년 1월 첫 주에 첫 방송된 새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무난하다”이다.

가장 주목을 받은 프로그램은 KBS1의 교양프로그램인 ‘도올아인 오방간다’(이하 ‘도올아인)이다. 5일 첫 회 시청률은 3.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교양 프로그램으로서는 높은 시청률이다. 도올 김용옥과 배우 유아인의 MC 기용은 이색적이다. 도올 선생은 독특한 음색에 담긴 공격적 강연 스타일로 인지도가 높고, 유아인은 인기 절정의 대중 스타이다. ‘철학자와 광대의 조우’라는 제작진의 투톱 MC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도올아인’은 3·1운동(1919년 3월1일)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1919년 4월13일)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기획물이다. 특별 기획 프로그램은 분명한데, KBS가 밝힌 프로그램의 성격 규정은 지나치게 현학적이다. ‘신개념 하이브리드 버라이어티 종합예술쇼’라고 했다. ‘잡탕’이라고 하면 될 터인데 시청자의 지적 수준을 점검이라도 하듯, 온갖 단어로 짜깁기한 성격 규정은 프로그램의 성격을 오히려 모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프로그램의 진행은 퍽 파격적이다. 소리꾼 이희문의 독창적인 퍼포먼스와 이색적인 분장과 화려한 의상은 교양 프로그램 출연자로서는 보기 드문 경우이다. 공연 내내 도올을 품에 안 듯 어깨에 손을 얹고 합창을 유도하는 모습과 당황한 기색이 역역한 도올의 어색함은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에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그런 모습이 기획에서 밝힌 ‘신개념 하이브리드’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된 연출인가 궁금하다.

아쉬움은 곳곳에서 보인다. 특별히 MC 유아인의 진행자로서의 성급함은, 그가 첫 MC 역할을 맡았다는 핸디캡을 감안하더라도, 제작진의 세심한 보살핌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유아인은 대중이 사랑하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이다. 그의 배우로서의 가치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러 미디어에서 그의 ‘도올아인’ 방송 후기를 “소셜테이너의 탄생”이라고 적었다.

소셜테이너는 전형적인 콩글리시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조어이다. 굳이 우리말로 바꾸자면 ‘사회참여 연예인’이라 할까. 자신의 예술 활동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우리네 사는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하려고 애쓰는 대중스타를 이름한다. 소셜테이너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덕목은 ‘공정성’이다. 특히 MC는 더 엄격해야 한다. 코미디언 김미화는 한 인터뷰에서 “대중연예인들은 이편이나 저편이 아니라 다 우리 편이어야 한다.”라고 했다.

제작진들은 ‘도올아인’ 출연에 대한 유아인의 자세를 ‘적극적’이라고 전한다. 제목의 ‘오방간다’는 ‘모든 방향을 아우르며 즐겁고 흥겨운 상태’를 뜻한다. 유아인이 정한 제목이다. 제목에 충실하려면 유아인은 모든 방향을 아울렀어야 했다.

첫 회 방송 내내 시청자가 걱정한 부분은 유아인의 한편으로 치우친 단정적인 발언들이다. 유아인의 질문, 도올의 답변, 유아인의 결론의 순서인데, 토론이라면 지켜야할 반론에 대한 입장이 거의 무시된 듯한 진행은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다. 방송진행자 유아인은 소셜테이너이어서는 안 된다.

새해 첫 주에는 두 편의 드라마가 첫 방송됐다. KBS2 새 저녁 일일극 ‘왼손잡이 아내’와 MBN과 드라맥스에서 방송된 수목드라마 ‘최고의 치킨’이 시청자를 만났다.

이들 가운데 ‘왼손잡이 아내’는 화제성 측면에서 좀 더 눈여겨볼 만한 드라마로 관심을 모았다. 관심의 초점은 ‘막장의 수위’. “어떤 수준의 막장 드라마인가”에 쏠렸다. 이 시간대의 드라마가 늘 ‘막장 드라마 경쟁’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혀를 끌끌 차던 시청자들도 이제는 “어떤 막장 드라마가 내 속을 더 뒤집어 놓을 것인가”에 관심을 보인다.

‘왼손잡이 아내’는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출발했다. 첫 회 12.5%로 시작한 시청률은 이후 13%대로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작부터 ‘왼손잡이 아내’는 ‘막장 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 재벌가(갑)의 악행에 피눈물 흘리며 당하는 서민층(을)이 맞선다. 갑과 을이 사랑하고 갑은 을을 배신한다. 출생의 비밀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갈등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로 계획된 범죄가 곳곳에 장치되어 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드라마라는 취약점이 보이나 ‘너는 내 운명’, ‘웃어라 동해야’, ‘이름 없는 여자’ 등을 쓴 문은아 작가와 이를 연출한 김명욱 연출의 콤비 작품인 만큼 어느 지점에서 반전이 이뤄질 것인가도 시청 포인트이다.

반면 ‘최고의 치킨’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시청률로 볼 때 신통치 않은 편이다. 1%대 시청률로 초라한 출발이다. 새 얼굴들이 보여줄 신선함이 뒷심을 보여줄는지가 관건이다.

제작진은 “치킨이라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친근한 소재로 청춘과 꿈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온갖 자극적 소재에 익숙해진 시청자에게 이 드라마가 내세운 ‘평범함 속의 새로움’이 어느 정도의 호소력을 지닐는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왼손잡이 아내’와 ‘최고의 치킨’, 두 편 모두 스타파워를 지닌 유명 배우들이 캐스팅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스타급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드라마는 마치 ‘팥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어차피 작품성을 앞세운 예술 드라마는 아니지 않는가.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1월 둘째 주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왕이 된 남자’(tvN, 1월 7일), ‘조들호2-죄와 벌’(KBS2, 1월 7일), ‘왜 그래 풍상씨’(KBS2, 1월 9일), ‘용왕님 보우하사’(MBC, 1월 14일) 등이 시청자를 만난다. 여기에 출연하는 스타급 배우들을 통해 올해 TV드라마가 ‘첫 단추를 잘 끼운 방송’에 일조할 것을 기대한다.

[더셀럽 윤상길 칼럼 news@fashi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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