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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퍼즐] ‘빚투’, 자식 뒤에 숨은 부끄러운 부모들

2018. 12.03. 11:17:28

마이크로 닷, 마마무 휘인, 차예련

[더셀럽 칼럼 윤상길] 한 젊은이가 관청에 자기 아비를 도둑이라며 고발했다. 조사를 해보니 아비가 남의 양을 훔친 사실이 드러났다. 관리는 그 젊은이를 그 고장의 직궁(直躬, 정직한 사람)으로 표창하였다.

이 젊은이는 또 도둑질한 죄로 아비가 사형언도를 받자 이번에는 자신이 아비 대신 사형을 받겠다고 나섰다. 관리는 “아비 대신 처형을 받겠다고 나선 것은 효도가 아닌가”라며 이를 용서했다. 논어 자로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공자는 “만약 제 아버지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에 자식의 입장에서 관아에 신고를 해서 법의 정의를 세울 것인가, 아니라면 아버지의 죄를 숨겨주고 대신할 것인가라는 딜레마를 이렇게 제시한다.

현대인의 상식이라면 죄를 신고하고 죄값을 받게끔 만드는 것이 올바르다. 그러나 공자는 단호히 "자식된 도리로서, 아버지의 죄를 감싸 주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형법에서도 ”범인의 은닉 도피를 도운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지만, 가족이나 친족 등은 제외다. (형법 제151조 2항)

‘빚투’ (Debt too, 나도 사기 피해를 봤다)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스타들이 이 ‘공자의 딜레마’에 빠졌다. 래퍼 마이크로닷컴으로 시작된 ‘빚투’로 래퍼 도끼, 방송인 김나영, 가수 비와 마마무 멤버 화사와 휘인, 배우 차예련, 마동석 등 연예스타, 그리고 미국 프로야구 선수 추신수도 주목을 받고 있다.

논란의 초점은 연예인 부모의 빚투 경위와 연예인 자신의 반응이다. 그 대상은 무론 연예인과 그 부모이다. 대상이나 논란의 초점은 연예인과 그 부모의 두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 상황은 온통 연예인 자신의 문제로 집중되고 있다.

대중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이지만,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자식인 연예인을 난처한 지경으로 내몰고도 뒷전에 물러나 앉아, 자식의 처분을 기다리는 듯한 그 부모들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빚투 부모 가운데, 자신의 입장을 전면에 나서서 밝힌 당사자는 보이지 않는다. 해명을 하든, 사과를 하든, 부모의 일로 인해 자식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라도 부모가 반응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어렵게 오른 스타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연예인도 있다. 그 부모 때문이다. 부모의 의무와 책임을 무엇 때문에 외면하는가. 왜 자식이 그 멍에를 짊어져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뒤따른다.

그 어떤 경우에도 부모가 혼자 진 빚을 자식이 갚아야 할 법적 책임은 없다. 부모가 살아있을 때 빚 독촉을 받거나 사망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우리 헌법은 ‘연좌제’를 금지(헌법 제13조 3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이 사회의 명시적 규범을 명문화한 것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일들이 법대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배우 차예련이 왕래도 없는 아버지의 빚을 갚고, 똑순이 김민희가 아역시절부터 부모의 빚을 대신 갚았다는 소식에 대중이 ‘효자’란 단어를 떠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좌제가 금지되어 있는 데도 빚투 연예인의 경우는 부모의 빚을 대신 갚으면 ‘효자’이고, 부모의 빚을 외면하거나, 옹호하고 나서면 ‘불효자’가 된다. 채권자는 이를 빚 상환의 무기로 악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신흥 연좌제 부활’로 지적한다. 공인인 유명 연예인은 ‘도덕적 연좌제’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것이다. 대중의 힘으로 인기를 얻고 재산을 일군 것이기 때문에 ‘도의적 효자’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식의 입장에서 ‘도의적 효자’가 되는 일도 수월하지 않다. 성급하게 나섰던 마이크로닷은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고,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였다. 도끼는 부모의 빚을 시원하게 갚았지만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금액”이라는 호기 넘친 발언 때문에 찜찜한 뒤끝을 남겼다. 몇몇 연예인은 채권자들의 무례함 때문에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래저래 연예인 자식만 곤욕을 치루는 형국이다. 이제 그들의 부모가 나서야 한다. 채권자에게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자식들을 ‘도의적 효자’로 만든 부모로서의 부끄러움을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부모로서의 의무이며 책임이다.

이제 ‘공자의 딜레마’로 다시 돌아가자. 공자는 이 딜레마의 정답을 ‘정직(正直)’이라고 했다. 정직은 사람이나 사람의 성품, 마음 따위가 바르고 곧은 모양새를 이른다. 진정 ‘효자’ 자식을 바란다면, 정직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

[더셀럽 칼럼 윤상길 news@fashi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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